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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추천/요네하라 마리/마녀의 한 다스(언어에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

by 걷기 선수 2023. 10. 19.

가독성이 좋은 쪽은 아니고 작가가 어떤 것을 말하고 싶은지 직관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꽤 있었다. 그럼에도 동시통역가라는 직업 특성 상 여러 국가에서의 경험들과 언어에 관련한 그녀의 이야기들이 재밌었다.

추천도: ★★★☆

 

요네하라 마리, 마녀의 한 다스를 읽고 가장 인상깊었던 것

 

동시통역가인 작가 특성 상 다양한 국가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말해준다. 그 여러가지 이야기들 속에서 공통적으로 와닿았던 것들이 있다면 통역, 언어의 순수개념, 소설, 외국어, 언어유희 등과 같은 말과 언어에 관련된 것들이었다. 그러면서 한번 더 언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 소설-시대 발전 간의 관계

->글과 말이 시대와 역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게 됨

 

<천동설의 맹점> 베를린의 조선인

"픽션이라는 것은 단순한 상상력의 산물이라기보다는 피상적인 현실 뒤에 산처럼 버티고 있는, 실현되지 않은 현실을 읽는 통찰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인간이 잔인할 때> 우주의 일본인

"신분제도 극복에 의한 인권 확립과 근대소설의 성립 과정이 축을 같이하며 성장했다는 것을 떠올려보자"

"인간 생활과 감정의 주름 하나하나를 개별적,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그리면 그릴수록 인간의 보편적인 공통점을 인식하게 되는 역설적인 결과에 이른다"

 

책을 읽을 때나 아니면 우연히라도 문학 특히 소설을 왜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주제와 그에 대한 답이 나오면 반가웠다. 이렇게 또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어 기뻤다.

 

"매크로 수준으로는 역사 교과서에서 그저 한두 줄에 끝나버리는 사건에 불과하다. 하지만 소설가의 붓은 마치 현미경처럼 그 한두줄 뒤에 숨을 마이크로한 세계를 보여준다."

 

 

*영어를 잘 하고 싶게된 배경

->내가 왜 그렇게 영어를 잘하고 싶은지 그 원인의 원인을 타고 올라가 알게 됨

 

<맹꽁이들> 무지한 오만, 편협한 경험주의

"영어나 프랑스어 등 국제어를 모국어로 삼고 있는 사람들은 그 언어가 국제어가 된 배경에 많은 식민지를 거느렸다는 피비린내 나는 과거를 등에 짊어지긴 했지만, 그 통용 범위가 넓다는 점에서 행복하다"

 

결국, 제국주의의 결과물이구나, 나 역시도 그 결과 속에 살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화가 났다. 내가 미친듯이 영어를 잘하고 싶어하게 된 원인이 역사 속에 있었으며 그리고 그 속에 너무나도 많은 희생이 있었음이 체감된 구절이었다.

 

*베트남에 있으면서 '동시 통역'의 재미를 느낀 경험

->순수개념과 말의 관계를 조금 이해했던 순간

 

베트남 근무 시절, 50살은 훌쩍 넘긴 한국인 매니저들, 현지인 동료들과 회식을 했다. 매니저 한 분은 다른 아저씨?매니저들과는 다른 다정하기도 하고 업무적으로도 우리의 요구를 잘 들어주는 분이셨다. 그 분이 갑자기 베트남 애들한테 자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라고 하셨다. 사실 너무나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이었다. '순수개념'에 대한 부분이 나왔을 때 이 순간이 번쩍 떠올랐다. 말 속에 숨어져 있던 한 사람의 자신감, 직원들에 대한 애정 등등 심리가 담겨져 있던 순간.

 

*생리현상에 관련된 번역의 재밌는 일화들

-> 인간의 귀여움?이 느껴졌던 부분

 

<인류 공통의 언어유희>

하반신에 관한 말장난들

-"관련된 단어가 많을뿐만 아니라 어떤 언어를 막론하고 짧다. ...우연한 음운적 일치, 유사함이 많을 수 밖에"

-생리현상에 관련한 내용, 찰리 채플린, 배의 꼬르륵 소리

-"이러한 생리현상은 남녀, 신분, 계급, 민족, 인종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찾아온다."

'식욕=인풋=신분, 계급, 개인 별 차이가 현저함'

'배설=아웃풋=별 차이가 없음'

-"살아 있는 존재의 공통된 보편성을 확인하는 기쁨 때문에 사람들이 이렇게 웃는 것 아닐까"

 

언어, 그 속에 반영된 인간의 공통성, 평등함, 공감성이 녹아져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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